homify 360º : 금산주택, 고요한 사색의 집

Ji -Yeon Kim Ji -Yeon Kim
House in Geumsan, studio_GAON studio_GAON Cas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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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아침의 나라. 우리나라는 벽안의 서양인들에게 그렇게 알려졌었다. 시간이 흘러 우리는 그 고고한 매력을 많이 잃어 버렸지만 우리에게는 아직도 자연을 바라보고 사색을 즐기던 선비와 같은 정신이 남아 있다. 한옥은 우리의 이러한 정서를 상기시키며, 모든 것을 닫고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많은 것을 느끼게 해준다.

현대 건축과 한국전통건축을 넘나들며 다양한 작품세계를 보여주고 있는 스튜디오 가온 은 전통 한옥에  무리하지 않은 변형을 시도 하면서 시대에 맞는 실용적이면서도 합리적인 거주공간을 설계 하였는데 그 이름은 금산주택이다.

자연이 담긴 집

충청남도 금산 외곽에 진악산을 마주하는 곳에 위치한 금산주택은 산아래 놓여 자연 깊숙이 들어와 있다. 시원하게 트인 마루에 서면 고즈넉이 마주한 산이 제일 먼저 시야에 들어오는데 사실 한옥의 위치를 잡을 때 풍수만큼이나 중요하게 여기던 것이 바로 풍광이다. 우리나라는 일본과 중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정원이 발달하지 않았는데, 이는 창문을 열면 보이는 사시사철, 시시각각 변하는 자연을 벗삼았기 때문이다. 

한옥은 이렇듯 자연과 어울리는, 자연과 하나인 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처마를 받히는 기둥들은 물리적인 기능뿐만 아니라 시야를 나누는 역할을 하는데 이를테면 커다란 프레임 같은 기능을 한다. 이는 자연을 여러 장면으로 나누어 파노라마처럼 펼치며 다양한 시각으로 감상할 수 있게 만든 한옥만의 특징이다.

금산주택에서도 이러한 한옥의 구조를 따름이 한눈에 들어온다. 탁 트인 경관을 중심으로 방 어느 공간에서나 자연과 닿아있고 고요하면서도 오픈된 공간이 가슴이 뚫리는 시원함을 안겨 준다.

소통이 자유로운 공간

넓은 마루 때문인지 장식을 절제한 외관 때문인지 어딘가 금산주택은 선비들의 서원과 닮아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금산주택은 교육자인 의뢰인이 제자와 동료 선생님과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을 원했고 그 목적에 맞게 지어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건축가는 그의 수기에서 진악산을 바라보는 동서로 긴 형태의 집 구조를 권했다고 적었는데, 출입이 쉽도록 단을 낮추고, 외관을 과하게 꾸미지 않으며, 넓은 마루로 소통이 자유롭게 이루어지도록 했다.

다락이 있는 한옥

유교를 바탕으로 하는 계급사회 때문에 전통적인 한옥집에서는 복층 구조를 찾아 볼 수가 없다. 금산주택에서는 이러한 한옥구조를 서양의 건축양식과 결합시켜 공간을 효울적으로 만들었다. 건축가는 많은 부분에서 전통을 따르고 있지만 이 시대의 건축물인 만큼 전통을 계승하되 도태되지 않은 장치를 하였다. 바로 안채에 놓인 다락이 그것 인데, 외부에서는 단층의 전통 가옥처럼 보이기 때문에 시각적 이질감이 들지 않으면서도 내부는  실용성을 고려한 효율적 공간 활용을 가능케 했다. 또한 문 위의 벽을 창으로 내 다락으로 향하는  시각을 확보하여 다락을 고립되지 않은 공간으로 만들었다.

빛과 바람이 통하는 주택

거주면적 43m², 마루 26m²의 이 주거공간은 웅장한 크기의 저택은 아니지만 불필요한 동선없이 절제된 구조가 실제 면적보다 확장된 느낌을 준다. 이는 외부 파사드를 제외한 내부 공간에  벽이 없이 통으로 연결된 마루와 거실의 일자형 구조 때문이다. 

또한 창문을 열어 두면 사방에서 공기가 통하고 빛이 거실을 통과하여 안과 밖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든다.

단점을 보완한 한옥

한옥의 아름다움을 부정하는 사람은 드물지만 현대인들이 살기를 꺼려하는  가장 큰 이유중의 하나는 불편함 때문이다.  문이면서 벽의 역할을 하는 한옥의 창호지 문은 빛을 고르게 받아들이고 습도를 조절하는 역할이 있지만 단열을 충분히 하지 못하고 수명이 짧은 등 현대의 주거 생활에  맞지 않는 단점들이 있다.

금산주택에서는 서양식 목구조를 이용해 미닫이 문으로 이동이 가능한 파사드를 만들어 기능과 미적인 두 부분을 모두 이상적으로 이끌었다.

한옥 그리고 우리

계량 한옥은 종종 지나친 변형으로 한옥의 고유한 멋을 잃어버리고 서양건축과 전통건축사이에서 방황하며 한옥이라는 말을 무색하게 만드는 경우가 종종 있다. 금산주택은 그러한 전통가옥을 조심스럽게 변형하며 장점은 살리되, 부족한 면을 보강하여 현대적인 한옥을 완성 시켰다. 

금산주택의 자세한 내용은 여기 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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